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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밥상 편지(145)
건강한밥상 2014-04-18

식탁의 푸른 신호등

완주로컬푸드 건강밥상 편지(145)


회원님들 한주간 잘 지내셨는지요?
지난 주말, 여기 완주에는 봄비가 왔습니다.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는 산과 들판에 촉촉하게 연무를 형성하는 그 기운이 얼마나 농사꾼에게는 반가웠는지요. 자고로 봄비가 잦으면 가을에 시어머니 손이 커진다고 했다지요. 그만큼 봄비가 자주 와주어서 농사에 풍년이 들면 인심이 좋아진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이는 동시에 경계의 뜻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봄비가 자주 내려서 풍년이 들면 가을에 마을 지어미들의 손이 커지고 인심이 좋아진다는 것이 물론 지배적이지만, 잦은 봄비만을 믿고 자칫하면 수확기까지 그 씀씀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겨울 보릿고개까지 무사히 지내려면 봄비에 방종하여 헤퍼진 씀씀이보다도 크게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는 현명한 “부동”의 태도가 미덕이 되었던 것이지요. 이는 지금의 우리 삶에도 필요한 경계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지 초반의 좋은 분위기와 징조에 들뜨지 않고 일의 마무리까지 확실히 해야 함을 봄비를 보며 새삼 다짐해봅니다.
 
로컬푸드(local food)라는 단어는 요즘 농업 경제 사회 분야에서 흔희 들을 수 있는 대세적인 단어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운동을 일컫지요. 해외의 많은 로컬푸드 운동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 처음 로컬푸드 운동을 시작하여 성과를 얻은 곳이 바로 이 곳, 전라북도 완주군입니다. 완주군은 고령농, 소농, 귀농인 중심으로 로컬푸드 생산자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고 마을회사, 커뮤니티 비즈니스, 두레농장 등의 공동체 사업을 지원하여 완주 로컬푸드 라는 이름에 걸맞은 좋은 농산물과 가공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이러한 도농 연계형 로컬푸드는 도시와 농촌을 모두 살리는 순환형 경제모델의 좋은 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루과이 라운드와 FTA(자유무역협정)의 이유로 서서히 쇠하는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활로라는 판단 하에 정부는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농업정책 중 하나의 모델로 삼아 다른 지역에도 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또 완주 로컬푸드는 행정이 아닌 아래로부터 시작된 움직임이었기에 더욱 좋은 평가를 받아 2016년에는 네덜란드의 “푸드밸리”를 벤치마킹한 푸드클러스터가 전라북도에 조성되어 국제적인 푸드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예정입니다.
 
2008년에 시작되어 후한 평가를 받는 완주 로컬푸드가 초반의 좋은 분위기와 호평에 들떠 그 본연의 목적을 잊지 않고 도시민과 농촌 어르신들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기 바랍니다. 마치 잦은 봄비라는 농사의 청신호를 보고도 현명한 태도로 미래를 준비하는 경계의 미덕을 가졌던 우리 선조들처럼요. 봄비를 보면서 한 생각지고 이거 너무 거창했던 걸까요?
 
회원님들께서도 돌아오는 한 주 현명하고 즐거운 한 주 되시길 바랄게요.
           

2014년 4월 셋째 주
완주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 건강한밥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