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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밥상 편지(150)
건강한밥상 2014-05-28

식탁의 푸른 신호등

완주로컬푸드 건강밥상 편지(150)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월의 끝자락입니다.
장미의 계절이라는 5월을 맞아 꽃 바람회가 한창입니다. 꽃박람회에서 본 큼지막한 장미들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길가에 잡초인척 아무렇지 않게 자라난 장미덩쿨과 장미군락에 핀 야생장미도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줍니다.
 
회원님들 한 주간 건강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맑고 화창한 초여름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들판에 가로질러 졸졸 흐르는 개울물이 어느덧 반갑게 느껴집니다. 투명한 물 사이로 보이는 조약돌과 그 주변을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작은 물고기들이 앙증맞습니다. 보릿대를 베고 오디를 따다가 한 낮에 날이 무더워질 때면 “엄마 나 물가에 좀 다녀온다아” 하며 크게 소리치고 시원한 개울가로 종종걸음 쳐 달아났지요. 개울가의 나무 그늘에 앉아 바짓가랑이를 종아리께 까지 걷어 올리고 차가운 개울물에 다리를 담갔을 때의 그 청량한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발을 담그고 물가에 앉아 고요히 흘러가는 거대한 물의 흐름을 보면서 가만히 생각에 잠기곤 했습니다. 매일 일분일초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고 움직이는 물을 자연을 보면 어린 마음에도 자연의 장대한 존재감이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그 고요하고 큰 존재감이 주는 숙연함에 머릿속을 시끄럽게 하던 일상의 소음들도 잠시 일시 정지되는 느낌마저 받곤 했지요. 그 순간이 좋아서 땀을 뻘뻘 흘리는 노동의 순간도 번연히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은 존재하겠지요.

회원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 아프고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산재해 있는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이러한 순간은 그 자체로 소중합니다. 내가 삶을 살아가는 건지 삶에 먹히고 있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바쁘고 힘들 때 일수록 소중하지만 작은 기쁨의 순간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꼭 누리시는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2014년 5월 넷째주
완주로컬푸드 건강한밥상 올림.